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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불쌍히 여기소서! 하고 어머니는 공포로 몸을 떨면서 속삭 덧글 0 | 조회 116 | 2021-04-20 14:18:59
서동연  
주님, 불쌍히 여기소서! 하고 어머니는 공포로 몸을 떨면서 속삭였다.나보고 무서워하지 않느냐고? 그런 것을 묻는 건 쓸데없는 짓이라구. 하고 어머니는 숨을 헐떡이면서 말했다. 자네들 끼리는 서로 무섭지 않느냐고 묻지를 않쟎은가?저 사람이 말하는 게 사실이다.아니, 좀 나갔다 오겠네.나는 아주머니한데 반한 것 같아요. 계속 이러고 있었으면 좋겠어요.양손을 등에서 깍지끼고 파벨은 마루 위에 굴러 다니고 있는 책이나 내복을 타넘으며 느릿느릿 방 안을 걸어다니면서 우울하게 말했다.여행에서 니콜라이의 집으로 돌아오면, 언제나 어머니는 여행길에서 보고 들은 것이 즐거웠고, 임무를 완수한 것에 만족하고 흡족해했다.파벨은 분명히 듣고 있지 않았던 것이 틀림없었다. 천천히 방 안을 돌아 다니면서 고개를 숙이고 깊이 생각에 잠기면서 불쾌한 듯이 말했다. 안드레이는 이 일을 쉽게 잊지 못할 거예요. 시간이 흐르면 모르겠지만요. 어머니도 안드레이를 잘 아시쟎아요. 사람들은 때때로 모순된 경우를 겪게 되쟎아요? 원하지 않는데 때려야만 하는 경우 말이에요. 그 상대는 어떤 인간인가요? 똑같이 권리가 없는 인간이지요. 그 녀석은 우리보다도 한층 더 불행하답니다. 그것은 어리석기 때문이지요. 경찰, 헌병, 스파이 모두 우리들의 적입니다. 그러나 우리들과 똑같은 인간이고 똑같이 피를 빨리우고, 똑같이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고 있어요. 모든 것이 이렇습니다. 이렇게 인간을 서로 적대시키고, 우둔과 공포로 장님을 만들고 있단 말입니다. 모두의 손과 발을 묶고, 목을 조르고, 착취하고, 서로 밀고 당기고, 때리게 만들고 있는 거예요. 인간을 총으로, 몽둥이로, 돌맹이로 만들어 버리고, 이것이 국가다! 하고 말하고 있단 말입니다. 파벨은 어머니 옆으로 다가갔다.그러나 그들은 그날 밤에는 찾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튿날 아침, 어머니는 자기가 무서워하고 있었던 것을 놀려대지나 않을까 해서 자기 쪽에서 먼저 자신을 놀려댔다.아주머니의 트렁크는 어디에 있습니까?곧 말이지 ? 하고 어머니는 안심하고 상냥
집으로 돌아오자 그녀는 책자를 전부 긁어모아 그것을 가슴에 끌어 안고 아궁이 속이나 난로 밑이나 물통 속까지 들여다 보면서 집 안을 돌아 다녔다. 그녀는 파벨이 당장이라도 일을 내땡개치고 집으로 돌아을 것 같았지만 아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마침내 그녀는 제풀에 지쳐서 부엌에 있는 의자에 책을 내려놓고 그 위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일어서는 것이 무서워서 파벨과 우크라이나 인이 공장에서 돌아올 때까지 그대로 앉아 있었다.신문은 우리들에게도 배포되고 있습니다. 책도 오고 있구요. 그 사람을 우리들은 다 알고 있어요.만난 적도 있지요. 아내에게도 종종 읽어 준답니다.어머니 옆에 시조프가 다가왔다. 그는 모자를 벗어 노래에 맞춰서 그것을 흔들면서 말했다.아직 어리니까.그럼, 당신은 모두 마셔 버릴 생각이우? 그녀는 큰 맘 먹고 물었다.보라구, 깃발을 들고 있는데! 손에 들고 있는 건 깃발이라구!사람들은 얼굴을 찌푸리고 마지못해 말에게 길을 양보했다. 담 위로 기어 올라간 사람도 있었다.나는 그만 자야겠어요. 안에서 계속 앉아만 있다가 갑자기 내보내 져서 걸어 왔기 때문에 무척 피곤하군요.무섭다. 무섭다 하면서 우리들은 모두 망쳐 버리게 되는 거예요 ! 우리들을 지배하고 있는 놈들은, 우리들이 무서워하는 것을 이용해서 한층 더 겁을 주는 거라구요.공장 안은 술렁거리고 있었다. 노동자들은 여기저기 무리지어 무엇인가 작은 소리로 얘기를 주고 받고 있었다. 관리자들은 근심스러운 듯이 사방으로 뛰어 다니고 있었다. 이따금 욕지거리나 짜증스러운 웃음소리가 울려왔다.걱정하지 마세요. 저 친구에게는 손을 대지 않을 테니까요. 저야 삶은 무처럼 물러터졌쟎아요. 그러나, 이봐, 용감한 친구, 듣지 말라구! 나는 저 친구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저 친구의 조끼는 좋아하지 않는다구요! 저 친구 좀 보세요. 새로 산 조끼가 핑장히 마음에 드나봐요. 저렇게 배를 내밀고 걸으면서 내 조끼가 어떠냐는 듯이 모두를 떠밀치고 간 답니다. 과연 그 조끼는 멋져요, 하지만 무엇 때문에 떠밀치고 다닌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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